멕시코 어학연수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시기의 적절함이었다.


중남미 배낭여행을 하기에는

스페인어 실력이 부족했고 

막연하게 중남미의 매력을 경험하고 싶어 선택하긴 했지만

직접 경험해 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배낭여행의 처음을 4주간 어학연수로 시작하면

스페인어 실력을 올릴 수도 있고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것도 떨칠 수 있을 것 같았다.


중남미 배낭여행을 위한 다리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시작을 했다.


마침 2월에 호주로 한 달 간 영어 어학연수를 다녀온 후라

어학연수에 대해서 막연하게 품었던 좋지 않은 생각들도 바뀌었다.


내가 이전에 어학연수를 싫어했던 것은 그것의 어감 때문이다.

언어만 딱 배우고 돌아오는 느낌.

물론 언어를 배우지만 그것과 비슷하게

다른 나라 사람들이 사는

환경이나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데

어학 연수라고 하는 것이 계속 찝찝하다.

어학문화체험이라던지, 좀 더 근사한 이름 없을까..

단어에 대한 집착일까.


그래도 호주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직접 경험해 보니 단기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거리낌 없이 학교에서 운영하는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과달라하라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스페인어를 공부할 수 있었고

내 얕은 문화 수준을 알았고(더 공부해야겠구나)

단체 생활에서의 내 성격을 알게 되었고 등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좋았던 두 가지는

멕시코 사람들과 지낼 수 있었다는 것.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도 마음에 불편함이 없었다.

너무 신기하지 않나.. 

서로 만나면

악수나 하이파이브를 하는 자연스러운 인사 문화 때문일까.


내 머릿속에 들어있던 상상들, 편견들을 깰 수 있었다는 것.

여행은 철저히 경험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머릿속에 막연하게 빚어놓았던 '멕시코'라는 그릇은 깨지고

보고 듣고 만지고 대화하고 느끼고 말하면서 새로운 그릇이 만들어진다.

새로운 그릇이 만들어지는 순간과 부족함을 느끼는 순간은

같은 지점에 있다.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


4주가 뭐 그렇게 길겠냐 하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Posted by yumspre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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